디어 마이 프렌즈 / 노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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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프렌즈는
매우 보고싶은 드라마였다.
그러나 이것저것 하다보니
기회가 안되어
잊고 있었는데
책으로도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나이를 먹어감에 대한 두려움, 소외감, 현실 등을
이야기로 풀어내었다.
등장인물 모두가
사랑스럽고, 이해가 되고, 안쓰러웠다.
우선 이 이야기는 '박완'이라는 작가의 관점으로 시작된다.
박완의 엄마 난희와의 투닥거림으로 문을 열며
엄마와 관계가 있는 '이모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난희는 완이에게 이 이모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지만
재미없다, 누가 읽고 싶어하겠냐 등의 이유로 거절한다.
그러다 여러 가지 사건을 접하며
엄마를 이해하고, 그들을 이해하고, 그리고 자신을 이해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첫 번째 이모는 조희자.
평생 수줍고 조신하며
남편과 자식에게 헌신하며 살아왔지만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모든것이 달라졌다.
혼자 살고 혼자 할 수 있다며 독립하여
자식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쉽지 않다.
조희자의 혼자 삶을 보면서
귀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가족들에 대한 서운함,
친한 친구에 대한 배신감,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 등이
수시로 몰아치는 조희자의 스토리는
다음이 계속 궁금해져
손을 놓을수가 없었다.
다음은 문정아.
조희자가 가장 의지하는 친구이자
모든 이에게도 힘이 되고 긍정적인 문정아.
평생 가정에 헌신적이고
특히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받들었다.
결혼 초기부터 남편의 '세계일주를 시켜주겠다'는 말만 믿고
그 모진 시집살이를 이겨내고
정작 자신의 어머니는 보살피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세계일주는 무슨 세계일주냐 정신나간 소리한다는
남편의 말에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에
모든 의욕과 마음이 사라진 문정아는
독립을 선택한다.
평생 엄마와 아내로 살아온 그녀의 독립에
가족들은 매우 불편하고 화도 나지만
점점 그럴 수 밖에 없었다며 이해를 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다음은 완이의 엄마 장난희.
완이와 만나면 항상 싸우고 투닥거리지만
마음으로는 딸을 가장 예뻐하고 의지하고 있는
엄마 장난희.
젊은 시절 남편과 동창의 불륜 사실을 목격하고
큰 충격에 딸 완이와 어머니에게 큰 아픔을
남긴 일도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완이에게
유부남과 장애인은 만나면 안된다는
사상(?)을 심기도 했다.
난희의 남동생이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있고,
또 그로 인해 가족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기 때문에
딸에게만은 그런 아픔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식이란 원래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란걸 알아가면서
완이와 대화하고 풀어나가는 중이다.
완이가 제일 좋아하는
세련되고 이해심 깊은 이영원.
남들이 보기에는 화려한 스타이자
부러움의 대상인 이영원.
그러나 그녀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었다.
겉은 화려하고 행복하고 쿨한 사람이었지만
속사정은 암투병과 수술을 몇차례하고
속앓이를 수없이 한 사람이라는 것.
이모들과의 갈등과 문제 속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고 헤쳐나가는
멋진 역할이다.
완이의 엄마 난희와는
제일 친한 친구였다가
난희가 제일 배신감을 느낀 친구였다가
다시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 과정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고싶은 말은 다 하고 사는 오충남.
다른 이모들도 그랬듯이
평생을 가족에 헌신하고 살며
지금도 헌신하고 있는 오충남.
가족들에게는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내주고
그것이 행복이고 기쁨이라 한다.
그런 삶 속에서 살다보니
젊고 유능한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싶은 마음에
그들에게도 퍼주고 결국은 호구 취급도 받으며
상처입고 복수도 하는 그녀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정말 60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활기차고, 도전적이고, 증흥적이다.
모든 일이 흥미진진하고 스피드하다.
그 외에도
난희의 어머니, 정아의 남편 등의
중요한 등장인물들도 있지만,
이 매력있는 이모들의 이야기를
더 하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노인이란 힘없고 모든것을 포기해가는 단계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랑도 하고, 싸움도 하고, 울기도 하고,
도전도 하고, 이해도 하며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하고
여운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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